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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LACE 제로 웨이스트 시대
지금 취하는 편안함이 어딘가 불편하다는 생각이 든다면
제로 웨이스트는 먼 곳에 있지 않다. 내가 지금 취하는 편안함이 어딘가 불편하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것 역시 제로 웨이스트 실천의 시작이다. 아픈 지구를 살리기 위해 소소하지만 힘있는 목소리를 내는 숍들을 통해 작은 변화가 그리는 미래를 만나본다.
쓰레기는 없다, [알맹상점]
알맹상점은 망원동에 자리한 리필 스테이션이다. 리필 스테이션은 소비자가 공병을 가져와 제품의 알맹이만 필요한 만큼 담은 후 계산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상점이다. 양래교 대표는 전업 주부로 사용하는 생활용품 전반과 쓰레기 폐기에 대한 심각성을 일찍이 인지하고 유튜브에서 친환경 아이디어를 제공하곤 했다. 그러다 망원시장의 알맹이 활동을 알게 됐다. 시장 상인들에게 비닐봉지 대신 에코백 사용을 권장하며 무료로 에코백을 나눠주는 등의 캠페인 활동을 했다. 그러다 시장에서 취급하지 않는 생활 밀착형 제로 웨이스트 숍을 구상하게 됐고 알맹상점을 오픈했다. 알맹상점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세제 화장품 알맹이 커뮤니티 회수센터’로서의 발돋움이다. 이는 자원을 재활용하는 일이다. 이를테면 대부분 음식물 쓰레기로 인식하는 커피 가루가 알맹상점의 손길을 거치면 화분이나 연필로 변신하기도 한다. 이외에도 플라스틱 병뚜껑을 색깔별로 분리한 후 플라스틱 방앗간에 보내 치약 짜개로 재활용하는 등 고부가가치가 있는 자원에 관한 교육을 진행하고 생활에 적용하게끔 운영하고 있다.
▒ 주소 : 서울 마포구 월드컵로 49 한우마을 2층
▒ 운영시간 : 월・화요일 11:00~16:00, 목~토요일 14:00~21:00,
▒ 일요일 11:00~16:00, 수요일 휴무
지구를 위한 조금 불편한 선택, [Earth, us]
마치 안락한 다락방의 문을 연 것 같은 카페 ‘Earth, us(이하 얼스어스)’에는 티슈와 빨대, 테이크아웃 잔 등 일회용품이 없다. 카페 사업을 시작하기 전 SNS에서 홈카페 콘텐츠로 인기를 얻은 길현희 대표는 학교 다닐 때부터 환경에 유독 관심이 많았다. 팔로어 수가 점차 늘어나자 자신이 좋아하는 커피와 환경이라는 두 가지 이슈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싶던 차에 카페에서 일회용품을 쓰지 말자는 피드를 만들었다. 소비자가 먼저 카페에 일회용품을 줄이자고 요구할 수 있는 힘과 의식이 생기길 바랐다. 반응은 폭발적이었고 그에 힘입어 일회용품이 없는 카페를 만들게 된 것. 이미 편리함에 익숙해진 습관을 바꾸는 일은 쉽지 않았다. 플라스틱 제로 카페로 유명해졌지만 여전히 모르고 방문하는 손님이 불편하다고 남긴 후기도 봤다. 하지만 그럴수록 얼스어스의 신념은 더욱 굳건해진다. 당연한 게 당연하지 않은 공간이 유의미해지려면 이를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제로 웨이스트에 대해 관심이 없고, 빨대를 사용하지 않는 게 조금은 불편하더라도 얼스어스에 오는 손님들이 ‘이런 공간도 있구나, 일회용품 사용하지 않는 게 그리 불편한 일은 아니구나’하고 느끼기만 해도 절반은 성공이다.
▒ 주소 : 서울 마포구 성미산로 150
▒ 전화번호 : 010-7105-9413
▒ 운영시간 : 평일 12:00~21:00, 화요일 휴무
▒ 가격 : 바닐라빈크림라떼 6500원, 그래, 놀라지마 이거 케이크야 8000원
건강한 소비 방식 제안, [더피커]
성수동 공유 오피스 9층에 자리한 더피커는 제로 웨이스트 문화와 건강한 소비 방식에 대한 개념이 생소하던 2016년 오픈했다. 본래 지상에 비건 식당과 함께 운영하다 매장 규모를 줄이고 내부 콘텐츠의 내실을 다지기 위해 지금의 자리로 옮겼다. 초기에는 제로 웨이스트라는 인식을 세우고 소비자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것에 주력했다면, 국내에도 제로 웨이스트와 관련된 다양한 문화가 정착하면서 이를 확산하는 데 목표를 두면서 이사를 결정했다. 더피커의 시작은 독일 베를린의 ‘포장 없는 가게’를 국내 실정에 맞게 심화된 형태로 들여오는 것이었다. 지상에서 지층으로, 매장 규모도 바뀌며 방식은 조금 달라졌지만, 방향성은 오히려 더 뚜렷해졌다. 쓰레기를 처리하는게 아니라 쓰레기가 애초에 생기지 않게 고민하는 것. 따라서 현재 더피커는 제로 웨이스트 문화를 삶에 적용하는 교육 프로그램과 기업 교육, 자문, 컨설팅 등 콘텐츠 분야에 조금 더 집중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더피커의 제품들은 체계적인 기준에 따라 입점된다. 생산부터 유통, 그리고 소비자의 사용 기간과 폐기 방법까지 꼼꼼히 챙겨 전 단계에서 환경을 해치지 않는 안전한 제품만이 더피커의 한 켠을 차지한다.
▒ 주소 : 서울 성동구 왕십리로 115, 9층
▒ 전화번호 : 070-4118-0710
▒ 운영시간 : 평일 12:00~19:00, 토요일 12:00~18:00, 일요일 휴무
사소한 결심의 실천, [우디무드]
우디무드는 나무, 라탄, 대나무, 수초 등과 같은 자연 소재로 만든 생활 제품 편집숍이다. 자연 소재를 이용해 창작 활동을 하는 작가의 제품까지 입점 영역을 넓히고 있다. 자연 소재와 생활 전반에 밀접하게 사용되는 제품 위주로 셀렉해서 판매하다 보니 제로 웨이스트를 지향하는 건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하진경 대표는 제로 웨이스트 마켓 참여 제의를 처음 받고 어렴풋이 알던 이 개념을 구체적으로 접하게 됐다. 처음 참여한 마켓에서 천연 수세미나 밀랍 다회용 그랩백을 사서 직접 사용하며 우디무드 고객에게 권하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 특히 설거지 비누는 베이킹소다를 제외하고 천연 유기농 원료로 만들어 1000시간 이상 저온 숙성한 자연제조 방식의 자연주의 세제로, 제조 방식부터 포장까지 모든 공정이 친환경적이다. 세제에서 설거지 비누로, 천연 수세미로, 일회용 랩에서 다회용 그랩백 사용으로 생활 습관을 큰 어려움 없이 바꿨다. 이러한 경험이 ‘무포장 플리마켓’ 등의 캠페인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처럼 우디무드는 소창 행주나 패브릭을 이용한 설거지 제품으로 시작해 점차 제로 웨이스트 관련 영역을 넓힐 생각이다.
▒ 주소 :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 52-6
▒ 전화번호 : 010-6753-0151
▒ 운영시간 : 매일 13:00~19:00, 월요일 휴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