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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서울
서울을 보는 4가지 시선
서울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변하는 도시다. 눈 깜짝할 사이에 많은 것이 사라지고 또 새로운 것이 생겨난다. 일상의 변주는 그리 어렵지 않다. 조금만 다르게 봐도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졌고, 멀리가지 않아도 조금은 특별해질 수 있는 순간이 곳곳에 가득했다. ‘요즘 서울’을 말하는 4가지 키워드.
에디터 민다엽 / 사진 윤희련
예술이 흐르는 홍제유연(弘濟流緣)
1970년대 한국의 근현대 도시 개발이란 목적 아래 지어진 콘크리트 건축물과 단절에 대한 이야기. 50년간 버려졌던 유진상가 지하 공간이 다시 홍제천이 흐르는 예술 공간으로 변신했다. 그동안 홍제천이 흐르는 유진상가 하부는 50년 동안 사람이 다니지 못하도록 막아놨는데, 최근 <서울은 미술관>을 통해 다시 사람들에게 돌아왔다. 홍제동과 홍은동을 단절시켰던 홍제천, 그리고 철거되지 못하고 흉물스럽게 남은 유진상가를 다시 잇는다는 의미에서 홍제유연(흐를 류(流), 만날 연(緣))이라 이름 붙였다. 새로운 인연이 계속해서 흐른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유진상가는 1970년대 근현대 도시 개발을 통해 만들어진 주상복합건물로 주거지 이전에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대한 방어선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그래서 더 많은 철근과 콘크리트를 사용해 투박하고 튼튼하게 지어졌다. 이러한 이유로 유진상가는 보수조차 힘든 건축물로, 현재는 다소 흉물스러운 모습으로 남아 있다. 게다가 내부순환로 공사로 일부 층을 해체하고, 끊임없는 재개발 논쟁에 휘말리며 사람들의 관심 속에서도 점점 멀어졌다. 하지만 지난 7월 홍제천 유일의 단절 구간이던 이곳이 홍제유연으로 새롭게 단장됐다. 투박한 콘크리트 기둥 사이를 흐르는 홍제천을 따라 다양한 설치미술과 미디어아트 작품이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물길을 따라 산책로도 이어져 많은 사람이 찾고 있다. “원형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이 공간 자체를 하나의 예술로 바라볼 수 있도록 기획했습니다. 숨, 소리, 빛, 생명 등 일상에서 놓치기 쉬운 소중한 것에 대해 다시 한번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홍제유연의 장석준 디렉터는 이곳에서 각자만의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한다. 일명 ‘퍼블릭 프라이버시(Public privacy)’. 공공장소에서 여러 가지 것과 서로 연결돼 있지만, 그 안에서 오롯이 나 자신만의 시간과 경험을 극대화할 수 있는 것. “홍제유연의 화려한 조명 아래 자신은 슈퍼스타가 될 수도 있고, 모델이 돼볼 수도 있어요. 어둠 속에서 혼자만의 사색을 즐길 수도 있죠. 온전히 나에게만 집중하는 시간, 나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공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 가는방법 : 홍제역 1번 출구에서 도보로 5분
재활용보다 새활용 서울새활용플라자
단순히 ‘재활용’을 넘어 새로운 가치를 더하는 ‘새활용’. 버려지는 자원에 디자인을 더하거나 활용 방법을 바꿔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업사이클링(Upcycling)의 우리말이다. 똑같이 다시 쓰면 재활용이고, 디자인과 아이디어를 더하면 새활용이 된다. 최근 서울의 가장 핫한 키워드 업사이클링(Upcycling), 그 중심에는 서울새활용플라자가 있다. 서울새활용플라자는 새활용에 대한 모든 것을 보고, 배우고, 경험할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새활용 복합 문화 공간이다. “생활 속에서 실천하려면 한 번쯤은 경험해 봐야 하지 않겠는가?”라는 모토 아래, 재료 기증부터 수거·가공·제품 생산과 판매까지 새활용 산업의 전 과정을 한곳에서 살펴볼 수 있고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다. 서울새활용플라자는 지하 2층, 지상 5층 규모(연면적 1만 6530m2)로 새활용 제품을 판매하는 36개의 입주 기업이 들어서 있다. 또 새활용 과정에 대해 배워볼 수 있는 새활용 아카데미부터 공방과 장터, 새활용 소재의 공급과 수요를 연결하는 플랫폼인 소재은행까지, 새활용 문화를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됐다.
▒ 주소 : 서울시 성동구 자동차시장길 49
▒ 전화 : 02-2153-0400
▒ 운영시간 : 10:00~18:00. 월요일 휴무
▒ 홈페이지 : www.seoulup.or.kr
매일 만나는 정원 녹사평역 지하예술정원
매일 지나다니는 지하철역이 설레는 공간이 될 수 있을까. <서울은 미술관> 공공미술 프로젝트로 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이 예술과 자연이 어우러진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녹사평역 지하예술정원. ‘푸른 풀이 무성한 들판’이라는 지명답게 지하철역 지하 4층부터 600여 종에 달하는 식물로 가득 채워졌다. 특히 공기 정화 능력이 뛰어난 아레카야자와 스킨답서스, 보스턴고사리 등을 식재해 자연적인 공기 정화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지하 1층부터 3층에는 ‘시간의 감각을 찾아서’라는 주제로 예술, 건축, 조경, 환경,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 작품이 설치돼 있다.
따스한 햇살이 쏟아지는 천장의 투명 돔은 삭막하기만 하던 지하철역의 분위기를 전혀 다른 풍경으로 바꾼다. 지하 35m까지 자연광이 들어오도록 설계돼 지하 4층에서도 따스한 햇볕을 만끽할 수 있다. 널찍한 공간과 높은 천장, 그리고 에스컬레이트의 완벽한 균형미까지, 마치 거대한 미술관에 들어온 듯한 느낌. 일부러 찾아가지 않아도 자연스레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동선을 설계했다고 하니 그 섬세함이 놀라울 따름이다. “이곳을 스쳐 가는 시민들의 일상이 의미 있는 시간으로 변화하고,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수많은 이들이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쉬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라는 기획자의 말처럼 일상을 풍성하게 만드는 다양한 감각이 오랫동안 이 공간에 머물기를 바란다.
▒ 주소 : 서울특별시 용산구 녹사평대로 195
▒ 전화 : 02-6311-6291
새로운 문화 트렌드 창동플랫폼61
창동역 1번 출구 앞, 낙후한 구도심이 시민을 위한 트렌디한 공간으로 변신했다. 형형색색의 61개 컨테이너 박스로 구성된 창동플랫폼61은 서울 동북 4구(성북, 강북, 도봉, 노원)의 도시재생 일환으로 조성된 복합 문화 공간. 음악을 중심으로 예술과 문화, 전시, 공방, 요리 수업 등 다양한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시설물로 채워졌다. 실제로 해상 운송 수단으로 사용되던 컨테이너를 사용해 독특한 분위기를 풍기는데, ‘문화를 옮기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창동플랫폼61은 크게 문화예술과 라이프스타일, 커뮤니티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그중 다양한 뮤지션의 실험적인 공연이 펼쳐지는 레드박스는 창동플랫폼61의 중심. 400석 규모의 스탠딩 공연장에서는 록, 일렉트로, 힙합, 월드뮤직, 국악, 재즈 등 다채로운 음악 공연이 펼쳐진다.
창동플랫폼61은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다 함께 가꿔나가는 지역 주민들의 문화 공간이다. 주변에 사는 뮤지션들과 직장인 동아리, 학생 등 현실적으로 무대에 설 기회가 적은 이들을 위해 저렴한 비용으로 무대를 대관해 준다. 게다가 각종 취미를 즐길 수 있는 공간과 시설을 제공하기도 한다. 시민들의 예술 작품이 갤러리에 전시되고, 쿠킹 스튜디오와 패션 공방에서는 직접 요리나 옷 만들기를 배워볼 수 도 있다. 트렌디한 분위기의 레스토랑과 카페, 그리고 구석구석 자리한 휴식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기 좋다.
▒ 주소 : 서울시 도봉구 마들로 11길 74
▒ 전화 : 02-993-0561
▒ 홈페이지 : www.platform61.kr
